2003. 07. 13발행 [732호]

 
"교황, 남북한 협력 확대 촉구"

성염 대사 신임장 받는 자리에서 "한반도 긴장완화 위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4일 바티칸 클레멘스홀에 있는 집무실에서 성염 바티칸 주재 한국대사로부터 신임장을 받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백남식 명예기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4일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위해서는 남북한이 교류 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북핵 문제의 해결이 진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날 성염 바티칸 주재 한국대사의 신임장을 받는 자리에서 "한반도의 분단이 남북한간 긴장과 갈등을 조성하고 있지만, 남북한 당사자들이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소하고 서로 만나려는 확고한 의지가 있어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희망의 실마리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6면
 
  교황은 "이런 희망의 표지들을 인내롭고 과감하고 항구하며 사려깊게 진작시켜 나가야 한다"고 밝히고  "남북한 화해는 당사국간 화합만이 아니라 한반도 주변 지역 전체의 공고한 안정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실현하기 위해선 현안에 대한 남북한간 대화와 협력뿐 아니라 대량살상무기 특히 핵무기를 확실하고 균형잡힌 방식으로 점차 제거해야 한다"면서 "교황청은 대화와 협력을 향한 모든 노력과 시도를 성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염 대사는 교황에게 "남북한간에는 심각한 갈등이 없으나 국제적 역학관계로 위기를 느끼는 국민이 많다"고 전하고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북한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교황은 이에 "나도 그러길 바란다"면서 "한국민과 북한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한국사회에 만연된 낙태·산아제한·사형제도 등 죽음의 문화를 우려하고, 생명과 가정을 수호하는 일에 한국교회가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교황은 "한국사회에서 함부로 시술되는 낙태 상황과 신생아 수를 인위적으로 제한하는 관습, 염색체 조작을 인정하거나 선동하는 실용주의 사고방식의 확산, 사형제도의 잔존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이것은 생명을 거스르는 중대한 침범"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