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신문 2006. 02. 26발행 [860호]

 
"일시귀국한 성염 주 바티칸 한국대사"

"교황, 도덕적 상대주의 극복 강조"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가장 큰 사도적 관심사는 현대 세계에 만연해 있는 '도덕적 상대주의'를 극복하는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는 가톨릭 신자들이 신앙을 사사로운 것으로 취급하지 말고 각자 삶의 자리에서 교회의 사회교리를 성실히 실천해 나갈 것을 당부하시는 모습에서 확연히 인지할 수 있습니다."

 재외 공관장 회의 참석차 일시 귀국한 성염(요한 보스코, 63) 주 바티칸 대사는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첫 회칙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에서도 사랑의 계명에 기초한 사회교리 실천을 강조하는 교황 의지를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성 대사는 "교황께서 도덕적 상대주의를 우려하는 것은 하느님의 진리를 온전히 왜곡하는 근본주의와 하느님의 섭리 자체를 부정하는 허무주의를 양산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성 대사는 교황의 2006년 세계 평화의 날 담화에서도 볼 수 있듯 도덕적 상대주의가 오늘날 종교적 테러리즘을 양산하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며 진리에 기초한 사회교리 실천을 통해 양극화를 해소하려는 것이 교황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성 대사는 또 "교황께서는 성탄 메시지에서 한반도에 평화적 대화가 지속되길 희망하실 만큼 한국교회와 한반도 정세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계시다"고 말했다.

 성 대사는 또 최근 항간에 떠도는 추기경 임명 임박설과 관련 "교황의 신임 추기경 임명은 당신의 사도적 활동의 청사진을 펼쳐보이는 것이어서 바티칸 주재 외교관들 사이에서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며 "각국 정부도 자국 추기경을 탄생시키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성 대사는 "외교계에선 추기경이 교황과 더불어 12억 가톨릭 신자뿐 아니라 세계의 윤리도덕적 질서를 이끌어가는 구심점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이런 의미에서도 한국인 새 추기경이 빨리 탄생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