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사대강 사업에 대한 천주교 주교단 입장 발표로

언론이 분주하던 무렵 CBS 방송과 가진 인터뷰가 뒤늦게 발견되어

본문을 올립니다. 당일 CBS 라디오 방송으로 들을 수도 있습니다.

"원로사제"라는 말은 "노컷-뉴스"가 잘못 올린 제목입니다.  

 

 

 

원로사제 성염 "정 추기경 실수가 용퇴요구 불러"

 

 


'원로사제 성염 기사'

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1661411

날짜, 기자: 2010-12-14 10:25 CBS <변상욱의 뉴스쇼>

 


- 4대강사업 만장일치로 반대한 주교회의 합의 깨
- 4대강사업, 반환경적이라고 주교회의서 선언
- 성속분리 발언한 신자 이회창 대표,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성염 교황청 대사

천주교 원로사제들이 나서서 현재 최고지도자인 정진석 추기경의 용퇴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사연을 살펴보겠습니다. 주교황청 한국대사를 지낸 성염 전 대사를 연결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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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상욱> 지난 3월에 주교회의에서 “4대강 사업이 이 나라 전역에 자연환경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것으로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라고 했는데, 여기에 대해서 정진석 추기경께서는 “그것은 반대하는 뜻은 아니다.” 이렇게 이야기하신 게 문제가 됐습니다. 그래도 최고지도자를 나가라고 할 수 있는 겁니까?

◆ 성염> (웃음) 지금 천주교에서는 항상 중요한 것이 주교단 전체의 공통합의입니다. 그래서 만장일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의결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지난 봄에 주교회의 기자회견이나 지난 가을에 사목지침서 같은 것은 만장일치에 의한 공통합의로 전제되거든요. 정진석 추기경의 두 번의 발언이 천주교의 핵심통치 권리인 공동합의를 깨뜨렸다고 여겨지고, 그것이 천주교 신자들에게 그만한 혼란과 분열을 초래했다는 것이 이런 입장까지 표명하게 한 것 같습니다.

◇ 변상욱> 천주교 신자라면 여기에 대해서 더 이상 토론이나 이견이 있을 수 없다, 4대강 사업은 안 된다, 라고 했던 것은 표현이 너무 강하다고 했는데, 그건 공동체 합의라는 원칙이 따로 있는 거군요?

◆ 성염> 네, 그렇습니다.

◇ 변상욱> 이렇게 지도자 용퇴를 촉구한 적이 예전엔 없었죠?

◆ 성염> 적어도 한국에서는 어떤 교구장을 두고 그런 이야기가 나온 적이 없는 걸로 기억합니다.

◇ 변상욱> 아무튼 정진석 추기경은 이후에 ‘반대한다기보다는 사실상 잘 개발하라는 적극적인 의미로도 해석하는 거지, 4대강 사업을 천주교에서 반대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이 정도의 발언이셨는데, 가톨릭은 4대강 사업을 분명히 반대하시는 겁니까?

◆ 성염> 거기 주교회의의 문서들을 제가 자세히 봤는데요. 그 태도는 분명합니다. 전혀 자연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반환경적인 계획이다, 이런 것은 가을 주교회의에서 한 선언이거든요. 그러면 여기에 다른 이의가 달릴 수 없겠죠.

◇ 변상욱> 그러면 정진석 추기경께서 말씀하신 “내가 우려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걱정한다는 뜻이라고 해석한 것은 꼭 4대강 사업을 찬성한다는 뜻은 아니다.” 라고 나중에 해명을 하셨는데, 그 해명은 받아들이실 만 하겠습니까?

◆ 성염> 그러니까 추기경께서 4대강에 노골적으로 찬성했거나 정부 편을 들었다, 이런 점을 사제들이 문제 삼는 게 아니라 교황께서 죽 강조해 오신 환경사목에 대한, 또 주교회의가 함께 의결한 우리 환경에 대한 우려, 그것을 정식으로 부정하고, 주교회의 밖에서 발언한 것으로 비친 점, 이것에 대해서 오히려 이야기를 하셨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교구청의 발언에 대해서 생각이 가더라고요. 더구나 언론들이 그 추기경의 회견을 아주 비중 있게 다루고 있지 않습니까? 마치 천주교의 분열상처럼 말입니다.

◇ 변상욱> 일부에서는 너무 정치문제화 하는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만, 정치문제화 하는 건 아닙니까?

◆ 성염> 글쎄요. 사회, 경제, 정치문제에 대해서 교회가 발언하거나 신자들이 행동하고 비판하는 것은 사회교도권이라고 말합니다. 아우구스티누스가 일찍이 신국론에서 말한 건데, 그런 문제에 대해서 관심 갖고 표명하고 책임지는 것을 사회적 사랑이라고 그랬어요. 개인 신앙 차원에서만 머무르는 것은 사사로운 사랑이라면서. 따라서 지금 현재 가톨릭 교회입장에서는 이런 주교회의나 교황의 가르침에 대해서 보혁 갈등이 있는 게 아니고 사회교리를 따르는 신자가 있고, 개인적인, 파당적인 입장 때문에 그것을 거부하는 신자가 나누어 질 수 있지만 가르침 자체에서는 예외가 있을 수가 없지요.

◇ 변상욱> 예를 들면 4대강 사업에 대해서 이명박 정부가 하는 것에 적극 찬성인데 나름대로 주교회의에서나 또는 각론 할 때 그렇게 말씀 안 하시니까 혼란을 겪고 있는 신자들은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 성염> 그런 발언들이 꽤 많이 나오고 있지요. 그런데 우리가 성속, 신앙과 삶을 이분으로 보지 않고 그것을 하나로 보라는 것이 가톨릭 교회의 사회교리이기 때문에 일단 거기에 따라 가게 되면, 또 본인을 가톨릭신자라고 정의하게 되면 그 가르침도 따라야 하는 것이 가톨릭신자의 현재 입장이 되겠습니다. 가령 이번에 그런 문제에 대해서도 발언한 이회창 대표께서도 가톨릭 신자거든요. 올라프라는 세례명을 갖고 계시죠. 그러니까 가톨릭신자로서는 신앙과 삶을 따로 따로 분리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상당히 가르침과는 거리가 멀죠.

◇ 변상욱> 예를 들면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 큰 줄기로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이런 개발문제이고, 또 경제문제와 관련돼서 그렇고, 하나는 대북관계에서 이념적인 문제가 또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도 보수, 진보 나름대로 생각이 다르겠습니다만, 북한과의 대화, 여기에 대해서 가톨릭 쪽의 의견과 자기네 신념이 다를 경우에는 어떻게 됩니까?

◆ 성염> 적어도 이번에 추기경께서 연평도 포격문제에 대해서 발언을 하셨거든요. 그런데 제가 한 가지가 떠오릅니다. 2006년, 제가 한국대사로 있을 때 11월에 북한이 핵실험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기자들이 교황청 국무장관 총리죠, 추기경에게 몰려와서 이런 질문을 했어요.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을 교황청은 어떻게 제재할 것이냐?” 그때 그 국무장관의 대답은 우리 추기경님의 발언과 상당히 대조됐어요. 뭐라고 했냐면, “교황청은 누구를 제재하는 이야기를 하는 곳이 아닙니다. 이런 사태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하면 평화로이 대화로 이 사태를 해결해나가느냐를 고민하는 곳입니다.” 이런 가르침은 우리 크리스천에게, 특히 가톨릭신자들에게 많은 암시를 주겠죠.

◇ 변상욱> 여기에 대해서 북한정권은 도저히 대화할 상대가 아닌 것 같다, 라고 이야기를 하신 거고, 그런 점에서 또 문제가 됐군요. 그러면 이렇게까지 문제제기가 됐으면 정말 추기경께서는 용퇴를 하셔야 되는 건가요?

◆ 성염> (웃음) 네. 저도 원로사제들의 문서를 보니까 ‘시대를 고민하는 사제들의 기도와 호소’ 라고 이렇게 적혀있더라고요. 그래서 추기경님의 잘못을 함께 뉘우치면서 국민에게 사죄한다는 문장도 나오고요. 그러니까 한국천주교를 하나의 몸으로, 한 덩어리로 보기 때문에 그분의 실수를 한국 교회 전체의 공동 허물로 여기면서 그분을 감싸겠다는 충정이 추기경님의 용퇴라는 말까지 나오게 한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 변상욱> 용퇴를 이야기하는 것도 그만큼 아끼기 때문에 감싸 안는 행위로 봐야합니까?

◆ 성염> 저는 그렇게 봤습니다.

◇ 변상욱>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