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들레헴 토굴에 배달된 세 장의 카드


다산포럼: 



오늘은 2019년 성탄전야. 네팔 카필라 왕국에서 태어난 싯다르타 고다마 왕자의 탄신을 배달겨레 전부가 부처님 오신 날로 경축하듯,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나자렛 사람 예수의 탄일도 온 국민이 성탄절로 함께 반긴다. 참 종교심 깊은 민족이다. ‘인류의 최고 베스트셀러로 꼽히는 성경은 예루살렘 가까운 베틀레헴이라는 시골마을에서 잠자리를 얻지 못한 나그네 여인이 외양간에서 몸을 풀고 아기를 낳은 밤에 인류의 역사가 기원전(紀元前)과 기원후(紀元後)로 갈라진다고 풀이한다. ‘서기(西紀)’라고 부르는 이 연대를 서양에서는 A.D.(Anno Domini: ‘주님의 해’)라고 표기한다. 신구교 합쳐 남한 인구 3분의 1예수는 주님이시다고 믿는다니, 오늘도 자정이 가까우면 구교도들은 성당으로, 개신교도들은 예배당으로 모여들 것이다.


목자들의 찬미, 이방인의 경배, 헤로데의 학살 명령


지금 같은 개명천지에도 아프리카에서는 날마다 9000명 신생아가 죽고 800명의 산모가 출산 중 목숨을 잃는다지만, 마리아는 마구간에서나마 첫아들을 순산하여 구유에 눕혔는데 그 토굴로 석 장의 성탄카드가 배달된다. 첫 장에는 근방에 살면서 밤에도 양 떼를 지키던 목자들이 천사들의 노래를 들었다며 오밤중에 달려오더니 포대기에 싸여 말구유에 눕혀진 아기를 보고서 자기네가 듣고 본 대로라며 하느님을 찬미하며 돌아갔다고 쓰여 있다.


다른 한 장에는, 삼칠일이 지날 즈음에 머나먼 동쪽나라서 왔다며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라고 묻는 사람들이 토굴 외양간으로 들어오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 이방인들은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아기를 보고 땅에 엎드려 경배하였다.’는 문구도 적혀 있다. 세 번째 성탄카드는 공수특전단이 들고 온 헤로데 명령서였다. 동쪽에서 왔다던 사람들에게서 별이 나타난 시간을 첩보수집해둔 헤로데가 베들레헴과 그 온 일대에 사는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들을 모조리 죽여 버려라!”던 학살명령이었다!


서울 광화문을 비롯해 2016년 전국 방방곡곡에서 피어오른 촛불혁명으로 문재인정부가 탄생하자마자 이 나라 70년의 기득권을 장악해온 반민족세력이 베틀레헴 학살을 개시하였다. 유약하게도 촛불을 들어 정권을 교체한 국민이 얼마나 앝잡아보였으면, ‘혹시라도 저 인물이 커서민주주의와 경제정의를 이뤄내고 남북간 무력충돌을 막아낼까 하는 희망을 심어줄 법하다고 보이는 정치인들이 모조리 제거당하는 사법살인이 저질러지고 있다. 김구의 암살, 조봉암의 처형, 장준하와 야당 후보들의 선거전야 의문사, 장면 암살 시도, 김대중 사형선고, 노무현의 수사와 죽음으로 이어온, 진보인사들을 상대로 한 직간접 사법살인은 지금도 안희정, 이재명, 김경수 그리고 조국이라는 이름을 묘비명에 새기는 중이다.


검찰, 언론, 법원이 함께 만든 사건들에도 불구하고


1958년의 진보당 조봉암 사건이래로 검찰이 범죄를 조작하면 언론이 나팔을 불어주고 법원이 사형을 집행해온 무수한 사건이 대부분 무죄한 정치인을 제거해온 사법부의 범죄행위로 드러났다. 그런 역사를 생생히 기억하는 국민은, 삼척동자의 눈에도 시비가 뻔한 사건들을 놓고서 기득권이 고발당한 사건은 인력이 부족해서, 시간이 없어서, 차츰차츰이르는 변명으로 덮어주면서, 기득권이 고소한은 사건은 검찰을 총동원하여 탈탈 털어내는 행태를 보면서 탄식하리라. 오죽 분노했으면 어느 언론인이 며칠 전 윤석열 검찰에게 국민의 이름으로 물었겠는가, “‘살아 있는 권력을 향한 검찰의 무자비한 수사와 야권에 대한 관대한 선택적 수사의 이유를”? 더구나 검찰의 트로이목마를 성안까지 끌어들인 실수로 청와대엔 칼바람, 한국당에 봄바람이라는 기사제목이 버젓이 뜰만큼 위태로워 보이는데도 사법개혁이라는 정도를 거쳐 법기강을 세우겠다는 이 정권, 참 인내로워 보인다.


지난 반년의 조국 사태는 선거혁명으로 이 땅에서 발본색원될 집단의 정체를 드러냈다. 굳이 성탄절에 맞추어 신청한 구속영장은 검찰과 샴쌍둥이처럼 머리가 한데 붙은 법원을 통해서 진보정권에 거의 가정파괴범들의 능욕을 끼칠 테지만 외양간 말구유에서 목숨을 잃을 뻔한 그 갓난아기가 인류 역사를 기원전기원후로 가름한 사건을 크리스천들은 기억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