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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방송 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오전 8-9시 전국생방송, 서울 105.3MHz)

 

* 방송 시간 : 한국시간 2007215()

 

 

지난 11일부터 노무현 대통령이 유럽 3개국을 순방 중입니다. 스페인과 로마를 거쳐 이탈리아를 방문한 다음 주말쯤 입국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특히 오늘은 로마 교황청을 방문해 베네딕토 16세 교황을 면담한 자리에서 한국과 로마 교황청 간의 협력관계 증진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국가적으로나 한국천주교회에 어떤 소식을 전해줄는지 오늘은 바티칸 시티로 직접 전화를 연결해 보겠습니다. 성염 주교황청 대사입니다.

 

 

1. 성염 대사님, 안녕하십니까?

오늘 노무현 대통령과 베네딕토 16세 교황 성하의 면담이 이루어질 예정인데요.. 이번 면담은 어떤 계기로 이루어지게 된 것입니까?

 

이번에도 북경의 6자회담에 전세계 이목이 집중되었듯이, 우리나라로서는 한반도의 긴장이 커갈수록 민족의 장래를 염려하면서 국제사회의 협조가 요긴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교황청은 한반도 문제를 두고 오래 전부터 참으로 독보적인 해법을 제시하면서 국제사회에 호소해 왔으므로 우리 노무현 대통령님과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 머리를 맞대고 그 구체해결을 의논하기 위하여 정상회담이 추진되었습니다.

 

2. 이번 면담에서 한국과 로마 교황청 간의 협력관계 증진방안에 대한 의견이 교환될 예정이라고 하던데요.. 혹시 그 내용에 대해 알려진 게 있습니까?

 

1963년 양국이 수교한 이래 선임 교황 요한 요한 바오로 2세의 1984년과 1989년 두 차례의 한국방문이 있었으므로,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의 첫 번 교황청 답방이 있었고, 이번에 노무현 대통령님의 답방이 이루어졌습니다. 중국이나 월남과의 외교적 관계를 수립하고자 하는 교황청의 정책에 비추어 양국의 북한에 대한 정책도 심도있게 논의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양국이 심각한 현안문제는 없는 까닭에 극히 화기애애한 회담이 이루어지리라고 예상됩니다. 가장 중요한 의제는 당연히 남북한의 화해와 북핵문제 해법이겠지요.

 

3. 최근 6자 회담 타결로 북핵문제 해결에 대한 희망적인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으로부터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특별한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십니까?

 

그렇게 될 것입니다. 한반도의 평화가 동북아 전체에 갖는 의미를 교황청은 여러차례 강조하였습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도 작년 성탄절 메시지, 일본대사의 신임장 제정사에 대한 답사, 금년 외교단과의 신년하례식에서 행한 연설에서 한반도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셨습니다. 상기하는 뜻에서 다시새겨듣는다면, "한반도에는 위험스러운 불씨가 잠재해 있습니다. 한민족을 화해시키고 한반도를 비핵화하려는 노력은 주변지역 전체에 혜택을 가져다 줄 것이지만, 이 같은 목표는 어디까지나 협상의 틀 안에서 추구되어야 합니다. 대화를 무산시킬 수 있는 태도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나, 그에 못지 않게 (대화가 북한의) 가장 취약한 계층에 돌아갈 인도적 지원을 좌우하는 조건으로 삼아서는 안됩니다.” (18)

이처럼 크나큰 관심을 한반도에 기울이시는 교황이시라, 북경회담의 긍정적 결과는 두 정상이 나누는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켜 주리라 믿습니다.

 

4. 한국천주교회의 입장에서 본다면 노무현 대통령이 이번 교황 성하 예방을 통해 교황님의 한국 방문을 요청하실 것도 같은데요.. 혹시 교황청에서 추진될 가능성이 있습니까?

 

교황님을 찾아오는 국가원수들은 선임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기억하고 있어서 그런지 한결같이 교황의 자국 방문을 정식으로 요청하고 있습니다. 우리 대통령께서도 비록 머나먼 극동이지만 꼭 찾아오시도록 교황님을 초청하시리라 봅니다.

 

5. 세계 평화의 상징인 교황 성하께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외교적 지지를 보내주신다면 분단 상태에 있는 한반도로서는 큰 힘이 될 수 있는데요.. 침체된 북한교회를 위해 혹시 교황님의 북한 방문을 건의해 보실 계획은 없으십니까?

 

교황께서는 교황에 즉위하여 교황청 주재 외교단을 처음으로 만나신 자리에서 당신도 분단국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다고 말씀하셨고, 교황청 고위성직자들도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에서 추진하는 대북 햇볕정책과 포용정책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머지 않아 우리 희망대로 교황청과 중국이 수교를 맺고 교황께서 중국과 남북한을 동세에 방문하시는 날이 온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교황님의 발걸음이 남과 북을 한데 잇는 날이 온다면 그날이야말로 온국민이 꿈꾸는 경사겠지요. 기회가 닿으면 대통령님께 그런 말씀을 드려보시도록 권유하고 싶습니다.

 

6. 전 세계 교회를 이끌고 있는 교황청이 특별히 한국 교회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부분은 어떤 부분입니까?

 

우리 한국 가톨릭교회는, 가톨릭 국가나 다를 바 없는 필리핀을 빼면, 아시아에서 가톨릭 신자가 국민의 10퍼센트에 달할만큼 가장 비율이 높은 나라입니다. 용서, 화해, 일치(곧 통일), 평화 등은 인류를 선도하는 교황청의 기본정책입니다. 교황청은 이러한 신앙적 가치가 우리나라 가톨릭 신자들에 의해서 과연 북한을 상대로, 동서지역감정을 극복하는 계기로 실천에 옮겨질 수 있는지 주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상전래의 전통적인 윤리도덕이 서양문물이나 소비주의, 향락주의 앞에서 지켜질 수 있는지도 좋은 본보기로 삼고 있습니다. 중국, 만주, 몽고를 향한 선교사명을 두고 한국교회가 맡아 줄 역할은 오래 전부터 피력되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