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26일 토요일 날씨는 흐리다가 맑음

 

어젯밤 관구관 손님방에서 잠을 자고 오늘 아침 10시부터 시작된 살레시오 수도회 창립 150주년 기념 심포지움에 참석했다. "한국 사회와 교회의 현실 안에서 살레시오회의 영성과 역할"이라는 주제의 심포지움에서 보스코가 주제강연을 해야 해서 함양에서 올라온 터였다.

 

까리타스 수녀회 지청원자들의 시작 군무가 참 아름다웠다. 주제강연, 논평 등으로 오후까지 이어졌고 4시에 감사미사가 거행되었다.

 

우리가 아는 그 많은 남녀 살레시오 회원들을 만나서 반가웠고, 빵고가 행사 내내 내 옆에 앉아 있어줘서 좋았고, 보스코의 강의가 명쾌해서 좋았고, 보니나 수녀의 논평이 예리하고 학문적이어서 좋았다.

 

 행사가 파한 다음 저녁까지 수도원에서 얻어먹고 집에 오니 아홉시였다. 그래도 피곤하지 않고 흐뭇하기만 했던 것은 작은 아들을 하루 종일 볼 수 있어서다. 늘 철부지로만 여겨지고 염려되는데 그래도 가끔은 곁눈질로 아들을 보면서 "의젓하게 자랐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보스코에게 이런 얘기를 할라치면 "참, 엄마들의 자식자랑은 못 말려!"라고 하겠지. 자기도 손주 얘기만 나오면 입에 침을 튀기면서...  

 

보스코는 살레시오수도회가 지난 50년간 한국에서 이룩해 놓은 업적을 쉽게 세 가지로 간추렸다.

 

첫째,  청소년에 관한 한, 살레시오회가 전문가들이라는 인식이 교회와 사회에 널리 퍼졌다. 본당 아이들을 데리고 살레시오회원들이 조직하는 캠프에 와 본 신부들이나 수녀들은 잘 안다. 그 말썽많고 말 안 듣는 아이들이 30분 내에 완전히 수사들의 손아귀에 들어가는 모습을...

 

둘째, 보스코의 동료교수(서강대 철학과)로 들어온 후배(살레시오 중학교 11회)의 말: "유치원에서 시작하여 북경 대학 박사학위까지의 25년 연학기간에서 광주 살레시오 중학교에 다니던 3년간이 가장 행복했다."

 

셋째, 한국전쟁후 고아다시피한 아이를 하나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기숙사에 거두어 먹이고 키우고 가르쳐 주교황청 한국대사를 만들었다. 그럼 살레시오 교육 대단한 것 아니냐? (이 말은 로마에서 대사관저에 교황청 국무원장(총리) 추기경(살레시안 대학교 시절 보스코의 은사), 살레시오회 총장과 부총장, 보스코의 학위 모교인 교황립 살레시안대학교 총장과 부총장을 모신 만찬에서 그가 공식으로 드린 감사의 말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