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8.23 일요일 가을하늘로 맑고 선선함

 

 

공소에서 주일 미사가 있었다. 많이들 왔다.

김교수님 부부도 오셔서 반가웠다.

수녀님이 아직 몸이 불편하여 미사후 다과회는 없었다.

본당 신부님도 간밤에 위경련으로 고생이 심하셨단다.

위경련은 내가 앓아봐서 잘 안다.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더구나 본당신축문제로 스트레스가 쌓여 닥친 일이라니 신부님이 더 염려되었다.

 

금주 등산은 수요일로 대장(겸 회장)이 공표하였다. \

(등산일정이 공소의 중요한 '공지사항'이 되었다.)

그러나 등산팀은 미사후 그냥 헤어지기가 섭섭하여 토마스 회장의 초대로 우리집으로 올라왔다. 캄캄한 여름밤 하늘에 전갈좌가 남녘에서 눈부시게 반짝이고 있었다. 꼬리를 날카롭게 세운 품이 우리가 못 되게 굴면 자칫 찌를 것 같다.

 

다과를 하는 자리에서 수녀님 병원가신 일을 두고 이러저런 걱정과 후속대책을 염려하는 얘기가 오갔다. 전토마스씨가 묵고 있는 집과 땅이라도 공소 것이 되면 훗날 본당이나 공소를 위해 좋겠다는 얘기가 나오자,  "땅이나 집을 갖고서 다시 다투면 그렇지 않아도 천주교에 대해 가뜩이나 감정이 안 좋은 동네 사람들에게 (성당에 혹시라고 관심을 갖고 싶은 마음에) 제초제를 뿌리는 셈이다." 라는 명언이 나와서 모두가 박장대소하였다. 풀과의 전쟁에 지치면 제초제를 확뿌리고 싶은 귀농한 농사꾼들의 유혹도 나타냈고 아마 지난 30여년간 동네 인심을 너무 잃은 우리 공소를 걱정하는 말도 같았다.

 

수녀님이 현지인에게 가 있을 당신 땅을 챙기기 두려워하시는 것 같다는 말이 나오자 "접촉하면 사고 난다."는 접촉사고론이 나와서 다시 한번 웃었다. (수녀님의 진주 병원비를 그 사람이 납부하였다고 문정리에 나도는 소문도 사실과 다름도 일동에게 알려졌다. 그날 수녀님의 병원비 100여만원을 임시로 내가 카드로 결제한 사실을 사람들이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일동은 수녀님의 노후, 양로원 예약, 만약 돌이킬 수 없게 쓰러져 자리에 누울 적에 그 후속조처, 돌아가실 경우의 장지와 장례 등을 함께 걱정하면서 답답한 마음으로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