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1일 


매주 금요일 오후 2시. 휴천면사무소에서는 건강생활체조라는 이름의 에어로빅이 있다. 주로 시골에서 살아왔고 오십이 훌쩍 넘은 아주머니들인데 칠순이 되는 분도 있다. 우리동네에서 가는 나와 뒷집은 "젊은 것들" 축에 든다. 문하마을에서 몇 사람이 뒷집 차로 함께 간다. 맨 앞에서 운동을 하다가 뒤를 돌아다 보면 왼쪽으로 돌 때 오른쪽으로, 뒤로 돌아야 할 때 앞으로 도는 엉망의 동작들이 끊임없이 웃음을 자아낸다. 동작이든 얼굴이든 고무풍선 바람빠지는 마지막 광경들이다.

 

"부끄 부끄 부끄러워요."

"어부바, 어부 어부바, 사랑해요, 어부바."

"다함께 트위스트"

"너무나 섹시해!"

이런 노래와 가락에 몸을 뒤틀면서 흔들어대는 모습에는  그대로 정말 "심장이 멈춰 버릴 것 같다. 너무나 섹시해서 죽여줘요."

 

한 시간을 뛰고 웃다가 보면 시골생활에 또 하나의 덤을 얻은 듯하다. 도시에서는 에어로빅을 간다는 상상도 못했는데... 이렇게 나이와 미모와 처지를 초월하는 사랑스러운 여인들을 또 어디서 만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저 여인들 안에 어쩌면 그토록 정열적이고 섹시하고 발랄하고 건강한 아름다움이 숨어 있었단 말인가? 고된 농사일, 아이 출산과 육아, 남편의 거드름과 호통, 검게 타버린 얼굴과 오리발이 다 된 두 손 뒤로 저 정열과 섹시함이 감추어지고 억눌려 있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