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18일 금요일 날씨 맑음

 

 새벽 다섯시 반부터 밭에 나갔다, 보스코가 없으니까. 쪽파 심고 붉은 고추 따고 들깨송이 자반을 하려고 깨송이를 따서 다듬고...

어제 글라라도 깨송이가 필요하다고 해서 차로 올라가서 데리고 내려왔다. 서울 간 남편이 새벽 2시에야 서울집에 도착했단다. 갖고 올라간(팔려고) 꿀과 술을 맞바꾸어 먹었을지도 모르겠다고 걱정하는 것일까? 작년에 곶감 50상자를 팔러 서울로 싣고 갔는데  5상자 팔고 나머지는 선물하고서 돌아왔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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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은 글라라와 함께 진이엄마한테서 얻어 먹었다. 깨송이 자반을 하는데 풀의 묽기와 체반에 비닐을 깔아야 한다는 노하우를 배웠다. 낮 한시 반까지 깨송이 자반을 하고 보스코가 오는 것을 학교 앞에서 보고(함양에서 점심을 사먹고 군내버스로 돌아오던 중이었다.) 나는  운동을 하러 갔다(휴천면사무소의 건강체조). 점심은 야쿠르트 2병으로 떼웠다.  보스코 없다고 야쿠르트로 끼니를 떼우니까, 냉장고에 야쿠르트를 가득 채워두셨더라는 글라라 어머니 생각이 났다.

 

김교수네가 내려왔고 마당에 고라니가 죽어 있더라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집주인이 있었더라면 우리가 고라니 고기 잔치를 벌일 뻔했는데... 진이아빠는 요즘 감동 짓는 사람들의 자문 역할로 바쁘다. 저녁에도 스테파노씨 댁에 올라간 것 같다. 진이가 코트라 밀라노 파견 인턴에 뽑혔다는 반가운 소식. 참 운 좋은 아이다.                      

 

보스코가 돌아왔으므로 지난번 쉼터식구들이 뱀사골에서 잡은 다슬기로 국을 끓였다. 한 개 한 개 고동을 까면서 그들의 생각도 했다. 그리고 모처럼 보스코와 함께 밥을 먹었다(어제 점심 함께 먹고 오늘 저녁 함께 먹었으니까 '모처럼'이다). 누구 없이도 "잘" 산다는 게 겨우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