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3일 화요일. 날씨시는 맑고 추위도 어느 정도 누그러졌음

 

김성용 신부님이 우리 부부와 수녀님들을 초대하여 함께 미사를 집전해 주셔서 가슴이 뿌듯하였다. 아침을 걸게 먹고서 내가 수녀님들을 싣고서 뱀사골로 향했다. 보스코는 신부님 차로 먼저 실상사에 들려 도법스님을 만나고서 뱀사골로 오기로 하였다. 나는 오룡대에 남고 수녀님들은 7킬로를 더 걸어 화개재에 갖다 오기로 하였다. 단풍은 이미 끝물이다 못해 다 진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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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은 팔순이 다 되신 연세에다  한 눈이 잘 안 보여 돌길을 걷기에 무척 불편하실 텐데도 뱀사골 탐방로를 천천히 걸어 오룡대까지 도착하셨다. 바닷가에 사시면서 건강을 많이 회복하신 듯하다. 당신도 산을 무척 좋아하신단다. 우리도 바다보다는 산을 더 좋아한다. 산은 아늑하게 사람을 감싸 안고 고요하게 마음을 갈아앉힌다.

 

와운산장에 올라가서 우리 네 사람은 묵은지 삼겹살에 동동주를 곁들여 점심을 하였다. 신부님은 "아직 [완도로] 내려가지도 않았는데 벌써 다시 [함양으로] 올라오고 싶어져." 라면서 지리산을 찾아오신 일을 마냥 만족해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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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후 천년송 할머니에게 배꼽인사를 드리러 올라가서 사진을 찍고 뱀사골 입구까가지 걸어내려 왔다. 오후 4시였다. 신부님은 식구가 많아서(개 세 마리, 닭 열 댓마리) 아무래도 오늘 중으로 가보셔야 한다면서 완도로 출발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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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개재까지 올라갔다가  5시까지 하산하기로 한 바오로 딸들을 데리러 다시 와운교까지 차량으로 올라가 대기하고 있었더니 6시가 넘어서 하나씩 내려왔다. 수녀님들 산채정식은 맛봐야 지리산에 온 보람이 있을 듯하여 "칠선산장"에 들렀더니 오늘따라 산장 여주인이 다리를 다쳐 병원에 가고 식당이 닫혀 있었다. 이장을 겸하는 식당주인 선시영씨의 소개로  더 들어가서 "추성산장"에서 산채정식을 들고 나니 저녁 8시였다.

 

보름이 갓 지나선지 달이 매우 밝았다. 강건내 팬션에 도착하면서 내일 계획을 들어보니 수녀님들은 내일 기어코 백무동으로 해서 천왕봉을 점령하고 장터목이나 세석에서 일박을 하고 내려와 바로 서울행을 한단다. 내일 아침 7시에 백무동까지 데려다 주기로 약속하고서 송문교 다리께에서 저녁인사를 나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