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제를 위한 기도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성령이시다."
(마태 10,17-22)
 
 
아침기도에서...

날새와 벌레들이 새벽을 알리고
이른녘 배달부들과 자동차 소음이 하루를 여는 이 시각에
주여, 은혜로이 주신 이 하루도 우리 [ 신부님]
주님 사랑에 성실하고 주님께 맡은 이들의 사랑에 성실케 하소서.
신부님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과
신부님이 사랑하시는 모든 이들을 보우하소서.
주님의 뜻이 세상과 교회와 우리 신부님 안에서 이루어지이다.

 

미사 중에...

김대건 성인 안드레아와 우리 순교 선조들의 하느님, 찬미 받으소서!
자아와 일생을 호스티아에 얹어 바치는 사제
가난한 인생들의 호소와 한 많은 이 겨레의 소망을 주님께 아뢰는 사제
그분과 우리가 드리는 이 제사를 어여삐 받아 주소서.
누가 주님의 제단에 오르며
누가 주님의 거룩한 곳에 서 있으리이까?
그러니 손이 결백하고 마음이 깨끗한 이로 신부님을 지켜 주소서.
사제의 입에서 나오는 가지런한 말씀이
상처받은 이들을 주님의 손길로 어루만져 주고
가난한 마음들에는 주님만 주실 수 있는 위안을 채우며
올바름을 찾는 이들에게는 예언자다운 용기를 심어주게 하소서.

 

밥상머리에서...

들풀을 입히시고 날새를 먹이시는
주님의 손길이 얼마나 어지시나이까?
정겨운 가족들이 오순도순하는 우리 밥상에 축복하시고
엠마오 제자들에게 하셨듯이
사제관에서 홀로 밥상을 대하는 신부님과는 주님이 함께 자리하소서.
신부님에게 첫째가는 은혜로 건강을 주시며
신부님 가까이 봉사하는 이들을 축복해 주소서.

 

하루 중에...

사랑하는 이들을 위하여 모든 이가 땀흘려 일하고
우리의 아이들은 뛰놀고 학교가는 시각입니다.
오늘도 과분한 수고와 슬픔을 신부님에게 지우지 마시고
주님의 이름으로 그분에게 사랑과 선량과 희생을 요청할 이들을
주님인양 맞게 하소서.
오로지 교회 안에서 사랑하고 diligere in Ecclesia
오로지 교회와 더불어 느껴살며 sentire cum Ecclesia
때로는 교회를 대신하여 발언하게 하소서. praefari pro Ecclesia.

 

저녁기도에서...

어린이들에게 소복한 꿈을 내리시고
우리에게는 따스한 사랑의 안식을 주시는 주여,
사제관에서 홀로 잠드시는 신부님에게도 포근한 휴식을 내리소서.
하늘의 어머니시여,
이 밤도 신부님의 머리맡에 앉으시어
신부님의 번민과 잘못을 바느질하여 기우소서.
이 밤도 사제와 수도자와 동정녀들이 주님께 자신을 바친 것을
후회하지 말게 하소서.
언젠가 신부님의 눈으로 구원을 보고
주님의 말씀대로 편안히 세상을 떠나게 하소서.
(1996. 7. 5: ㉮ 김대건 성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