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마산 2013.6.30]


예수님의 참 이상한 족보

 

필자의 족보를 따지면 창녕 성씨 문효공파 26대손이다. 시제에 가면 족보 얘기가 한참 나오면서 항렬에 따라 앉을 자리가 정해진다. 마태오 복음서를 펴자마자 대뜸 다윗의 자손이시며 아브라함의 자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가 나온다. 족보에 여자 이름은 안 오르는 법이어서 내 아내의 경우 정선전씨(旌善全氏) 정도로 나와 있다.


그런데 42대손에 이르는 예수님 족보에는 여자 이름 넷이 중간중간에 나온다. “유다는 타마르에게서 페레츠를 낳고... 살몬은 라합에게서 보아즈를 낳고 보아즈는 룻에게서 오벳을 낳고.. 다윗은 우리야의 아내에게서 솔로몬을 낳고...” 이런! 타마르는 유다의 며느리였고, 라합은 예리고의 창녀였으며, 룻은 이방인 과부였고, 밧세바는 다윗이 부하 장군 우리야를 죽이고 빼앗아 들여앉힌 첩이었는데? 네 여자 다 창녕성씨족보엔 절대로 오르지 않을 가문의 수치인데...


그런데도 성경은 할 술 더 떠서 보아즈가 룻과 한자리에 드니, 주님께서 점지해 주시어 룻이 아들을 낳았다, “밧세바가 아들을 낳자 다윗은 그의 이름을 솔로몬이라 하였다. 주님께서 그 아이를 사랑하셨다고 기록해 놓았다.


필자가 교수직에 있을 적에 제자들의 결혼을 주례할 적마다 딸을 팔짱에 끼고 입장하는 아버지의 자랑스러운 얼굴을 보면 사람에게서 빼내신 갈빗대로 여자를 지으시고, 그를 사람에게 데려오시는하느님이 떠오르곤 했다. 사임하신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인간(곧 남자)을 정의하여 여자를 찾아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는, 찾는 사람”(회칙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11)이라고 하셨다. 아담을 두고는 주 하느님께서 흙의 먼지로 [손수] 사람을 빚으시고, 그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명체가 되었다.”(창세 2,7)고 쓰여 있다.


하느님께서 그토록 정성을 들이신 몸, 창조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체를 두고 교회는 무려 400년 동안, 영혼의 세 가지 원수는 무엇이뇨?” “영혼의 세 가지 원수는 마귀, 세속, 육신 삼구(三仇)니라.”(천주교요리문답 179)고 가르쳐 왔다. 정작 세상(또는 세속)을 만드신 분의 아드님은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요한 3,16-17)라고 가르치셨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