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마산 2013.10.20]


천국에서는 단체입장권만 받는다는데...

 

주일에 성당 가면 극장과 참 비슷하다. 사제가 복사들을 데리고 제단에서 열심히 미사를 공연(?)하면 우리는 경건히 관람(?)한다. “주여, 임하소서, 내 마음에...” 성가를 부르며 제단 위 사제의 손에 들린 샛노란 황금성합에 담긴 새하얀 면병에 내 시선이 집중되노라면 장궤틀 옆에 앉은 사람의 땅 꺼지는 한숨이나 콜록거리는 해소는 분심꺼리일 뿐. “평화의 인사때도 옆 사람 얼굴을 마주보지 않고 고개만 까딱 그쪽으로 돌리는 시늉뿐. 하느님과 내가 어떻게 통하느냐() 요긴한 것은 이 하나뿐!


미사 후 서둘러 성당을 빠져나오면서 주일은 지켰으니까 천당 가는 귀성열차표는 끊었다는 안도감이라니! 새로 이사 온 교우도 아니면서 성당에 아는 사람이 한명도 없더라도, 구역반(소공동체) 모임에 한 번도 나간 적 없더라도, 본당신부님 성함을 몰라도, 오늘 복음과 신부님 강론이 무엇이었던가? 기억이 안 나도 아쉬울 게 없다. “마음의 평안은 얻었으니까.


그런데 천국 문지기 성베드로는 개인입장권은 안 받는다는 소문이 있다. 한 가족, 한 본당, 한 겨레로 단체 입장만 시킨다고도 한다. 천국에 먼저 당도한 사람은 자기 피붙이들이 다 올라올 때까지 대기석에서 기다린단다. “저 원수 같은 화상을 다시 만난다고?” 또 우리가 한겨레여서 북한의 빨갱이도 남한의 종북좌파도 다 올 때까지 대기소에서 기다리나보다. 최근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을 편들어 길거리 미사를 드리고 국정원 대선개입을 성토하여 종북좌파라고 불린 사제들(마산교구만도 77)과 함께? “그런 천당 차라리 안 간다!” 할까?


교회란 과연 무엇일까? "교회는 사귐()이다. 하느님과 사귀고() 사람들과 사귀는() 자리다."(바오로 6). 그런데 눈에 보이는 자기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할 수는 없다.”는 요한 사도의 말이나, “너희가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다.”라는 예수님 경고대로라면, 사람 사귐() 없이 하느님 예배() 없다! 절대로 없다! 사회교리를 알아들으려면 십자성호를 [= ]라고 긋지만 예수님의 가르침으로는 [=]이구나.”라고 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