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엄마들과 함께 드리는 로사리오


가톨릭마산 (2015.1.25)


인생고의 해법이 하필? (고통의 신비 1)


우리 아들의 파멸은 돌이킬 수가 없었다. 당정협의회가 미리 사형선고를 내렸다. 주말 발표, 야간 체포와 즉석 재판, 당일 판결과 처형을 하루 만에 다 해치울 사람들이다. 뒤처리는 기득권자들의 충견다운 공안검사들과 사법살인에 익숙한 판사들이 도맡을 게다. 매춘언론들이 하루 종일 십자가에 매달아라! 십자가에 매달아라!’ 짖어댈 게다.” 너희 눈앞에서 단 일년 안에 사제단 신부들, 통합 진보당, 전교조 교사들,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겪은 그대로다. 세월호 어미들과 강정의 어부들과 밀양의 할미들이 흘리는 눈물 그대로다.


형세가 기울어 내가 걱정하니까 "어머니, 바로 이 시간을 위해서 지금까지 살아 왔습니다."라고 큰소리치더니만 서른셋의 한창인지라 겟세마니에서는 예수도 하실 수만 있으시면 이 잔이 저를 비켜 가게 해 주십시오.”하며 아버지께 우는 소리를 하더구나. 그러면서도 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라며 포박당해 끌려나오더구나.


가야파 저택의 재판은 너희 나라 재판정 그대로였다. “마귀든 사람을 풀어준 적 있다.”는 변호에 그건 마귀두목 베엘제불 힘을 빌렸다.”면서 수석사제가 마술죄로 걸더구나. “앉은뱅이를 낫게 해 줬다.”는 변호에는 율법학자가 나서더니 일주일 엿샌데 하필 안식일에 그따위 짓이냐!”라며 교회법으로 걸더라. “빈손으로 무려 4천명을 먹였다.”는 변호에는 정치적 야심으로 행한 향응제공이다!”라고 바라사이가 선거법에 옭아매더라. “죽은 지 사흘이나 되는 라자로를 소생시켰다.”는 변론에는 방청석 무슨 청년단들이 라자로까지 죽여라!”고 고함치더라


대제관은 결국 저자를 그대로 내버려 두면 모두 그를 믿을 것이고, 또 로마인들이 와서 우리의 이 거룩한 곳과 우리 민족을 짓밟고 말 것이다.”라며 즉석에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공소장을 변경하더니 예수한테 죄가 없더라도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는 것이 더 낫다.”면서 사형언도를 내리더라. 너희 내란음모사건의 판결문 그대로다.


아들이 굳이 저렇게 억울하고 저렇게 참혹한 형장을 걸어간 까닭을 어느 어미가 납득하겠니? 인생이 고해(苦海)임을 몸소 겪어보자고? 기득권층 죄악상이 얼마나 간악한지 폭로하려고? 아버지의 창조와 섭리 어디에 허점이 있는지 아들로서 확인해내려고? 누구를 진정 사랑한다 하더라도 가난한 인생들이야 내놓을 게 목숨밖에 없다지만, 인생고의 해법을 가난과 고생과 십자가에서 찾아내려고? 지상에서 저질러지는 그 모든 죄악을 블랙홀처럼 자기 몸에 빨아들이는 길밖에 없어서? 그것도 하필 이 어미의 눈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