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마산 2014.12.14.]


젊은 엄마들과 함께 드리는 로사리오 


엄마의 탄생 (환희의 신비 3)


세상에! 주민등록을 하러 만삭이 다 된 몸을 이끌고 요셉의 본관 베들레헴까지 사흘 길을 가다니! 겨우겨우 당도하자마자 양수가 터졌는데 방을 안 주더라. 유다에서는 갈릴래아 사람들한테는 방 안 준다. 우리 아들도 훗날 같은 대접을 받겠지. 당신도 갈릴래아 출신이라는 말이오? 성경을 연구해 보시오. 갈릴래아에서는 예언자가 나지 않소.”(요한 7,52) 하면서...


그래서 너희 구세주라는 분이 외양간에서 태어나야 했단다. 지금 같은 개명천지에도 아프리카에서는 날마다 9000명 신생아가 죽고 800명의 산모가 출산 중 목숨을 잃는다는데, 여하튼 나는 예수를 순산했다. 강보로 둘둘 말아 구유에 눕혔지


그러고나니까 너희한테서 성탄카드 석장이 배달되더라. 천사들 노래를 들었다며 오밤중에 달려온 목자들. 먼 동쪽나라서 왔다며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라고 외양간 토굴로 찾아오던 박사들.


세 번째 카드는 학살부대가 들고 온 헤로데 명령서였지. 예수를 놓칠까봐 베들레헴과 그 온 일대에 사는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들을 모조리 죽여 버려라!” 아가들의 비명과 어미들의 통곡을 뒤로 하고 요셉을 따라 이집트로 도망갔지. 이국땅 피난살이 몇 해던가!


하지만, 여인아, 너희도 겪었을 그 숱한 고생 속에 엄마의 탄생이 있더구나. 엄마가 되어본 너희 모두의 행복에 비추어 갓난이 예수를 키우던 내 맘 알만 하겠지, 너희 아기들이 하느님의 모상이니까? 저 무신론 실존주의자 사르트르만큼 우리 심경을 잘 그려낸 글이 있겠니?


"하느님을 자기 살에서 나온 살, 자기 몸에서 나온 소생으로 안고 있는 저 여자는 누군가? 태중에 품고 다니던 아홉 달 동안, 그녀의 가슴에서 나온 젖이 하느님의 피가 되고 살이 되던 젖먹이 동안, 그리고 열세 살이 되도록 먹이고 씻기고 어르고 안아주던 소년시절... 과연 어느 인간, 더구나 어느 여인이 이토록 하느님을 독차지할 수 있었을까? 감히 자기 창조주더러 '내 아들아'라고 부를 수 있었던 유일한 피조물!


그래서 한 처녀엄마의 팔에 안을 수 있을 만큼 작아진 하느님, 엄마에게 뽀뽀를 받으면 거룩한 얼굴이 온통 가려지고 숨이 막히는 하느님, 손으로 만져지고 품에 안기고 따스한 체온으로 새근새근 잠들고 방긋방긋 웃곤 하는 하느님.


‘'이게 하느님이고, 이 하느님이 내 아들이라니! 이 보드랍고도 신성한 살집이 나한테서 나왔다니! 아기 눈이 내 눈을 닮았고 아기 입매무시가 영락 내 입을 쏙 빼 닮고... 세상에! 나를 닮았어. 하느님이 나를 닮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