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마산 2014.10.18]


 천주교는 세월호를 잊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집회나 천주교 미사에서 인사를 하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한결같은 호소는 잊히는 게 두렵다는 한 마디다. 관제언론이 국민이 이 사건을 잊어버리게 하려고 온갖 술수로 발버둥치는 음모를 너무도 생생하게 체득하는 까닭이리라.


신앙의 눈으로 보면,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은 20144월에 한국땅(바다)에서 강도 맞은 사람들이다. 그것도 방송3사의 24시간 생중계 앞에서! 바로 그래서 교황님도 방한 중에 가톨릭교회는 세월호를 잊지 않는다.”는 묵언의 메시지를 거듭하셨고, 한국주교님들도 거듭 정의평화위원회를 통해서 성명서를 발표해 왔다.


의정부교구는 101일에 주교좌성당에서 이기헌 주교님이 주례하신 미사로 세월호 희생자 가족을 위로하고 수사권과 기소권이 없는 세월호특별법안에 반대하였다. 대전교구 정평위도 106일 대흥동 주교좌성당에서 90여명의 교구사제들이 참석하여 세월호참사 진실규명염원미사를 드렸다. 대구교구도 전구교구도 기도회와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 천주교는 세월호를 잊지 않는다.”는 메시지는 가난한 사람들 곁에는 천주교가 함께 있다는 신념으로 국민에게 전파되는 중이다.


천주교에서도 강도 맞은 사람들을 피해서 길 반대편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고(“세월호 법을 두고 유가족이 양보하라!”), 강도당한 사람들을 걷어차고 욕하고 침을 뱉는 행태를 보인 신자들도 있었다. 교황님이 세월호 유가족의 손을 잡아 주었다고 해서 갈등분열 조장하고 떠난 교황이라고 욕한 천주교 단체가 있다. 그 단체는 922일 서울 명동성당 입구에, “교황이 세월호 유가족 다섯 번 만나게... 한 강우일 주교를 파문하라!”는 현수막을 걸어놓고 있었다! 구체적이고 정치적인 사건이 일어나면 사람들은 자기 신앙의 정체를 드러내고 만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915, 남녀 수도회 장상연합회와 함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염원하는 천주교 선언"을 전개하기로 결정하여 본당마다 신자들의 서명을 받는 중이다. 어떤 사제는 주교회의에서 온 공문이지만 쓰레기통에 던져 넣을 테고, 어떤 신자들은 서명탁자를 멀리 돌아서 나갈 것이고, 욕지거리를 하면서 서명탁자를 뒤집어엎을 교우도 나올지 모르겠다. 저 서명지 앞에서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이다.”(루카 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