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성사에 녹아있는 사회복음: 세례 ]

                                                           (가톨릭마산 2015.6.28)


그리스도 뒤에 줄은 섰는데...


세례를 받아 새로 태어나는 사람은 은총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된다.”는 교리는 누구나 안다. 예수님도 세례를 받으시던 순간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는 말씀을 들으셨다. 요는 하느님의 사랑하는 아들로서 살아가는 길이 문제다. 광야에서 40일 침묵피정 후 당하셨다는 세 가지 유혹은 사실 예수님이 메시아로서 살아가신 길을 간추린 것이다. 세례를 받아 예수님 뒤에 줄을 섰고 그리스도또는 예수-man'으로서 우리가 반드시 겪는 갈림길이기도 하다.


첫째 유혹으로 악마가 속삭인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이 돌더러 빵이 되라고 해 보시오.” (메시아 양반! 유다사막의 저 돌덩어리를 모조리 빵 덩어리로 만들어 인류의 기아문제를 단변에 해결해보시오! 그럼 메시아든 왕이든 황제든 하느님이든 당신이 다 해먹고도 남을 게요! 오늘 하루도 10만 명이 굶어죽고 있잖소?)


사람이 빵 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산다.”는 예수님 말씀은, 세례받은 신앙인이라면 서로 나눠먹을 마음을 하느님께 받고 배운다는 가르침이었다. 지구에서 해마다 나오는 식량은 120억 명을 먹일 분량이므로, 매일 10만 명이 굶어죽는 것은 하느님의 탓이 아니라 인류의 죄다! 매년 북한에서 100만 어린이가 굶어죽는 보도를 내면서 일년에 2조원의 음식쓰레기를 버리는 남한,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대북식량원조 중단을 묵인 방관하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죄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528) ‘자기와 주님과의 관계에만 집중하면서배고프고(쌍용해고자) 억울하고(세월호 유가족) 괴로워서(메르스 관련자) 울부짖는 이들의 목소리를 못 듣고 설사 듣더라도 그들에게 조용히 하라며 입을 막아버리는가톨릭신자들을 무늬만 그리스도인인 가짜 신자라고 못 박았다.


도 있고 하느님도 믿으면 만사가 형통하리라는 생각이 우리 뼛속에 깊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마태 6,24)는 주님의 경고에도 손아귀에 쥔 돈을 지키고 돈을 늘이자면 그리스도인들 역시 못할 짓 없다.


제주와 여순에서 군경을 시켜 수십만 양민을 학살하면서 이승만 장로가 남녀 아동이라도 일일이 조사해서 불순분자는 다 제거하라”(1948.11.4)는 명령서를 내리는가 하면, 엘살바도르에서는 가톨릭신자 장군이 가톨릭신자 군인을 보내서 미사를 드리는 로메로 대주교(순교복자)종북좌빨이라고 쏴 죽였다(1980.5.24). 하느님을 믿는다지만 우리가 실상 돈을 섬기는 우상숭배자들이라는 증거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