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성사에 녹아 있는 사회복음]


                                                                     (가톨릭마산 2015.8.9)


주님의 몸을 분별없이 먹고 마시는... (성체)

 

밀라노에 간 길에 엑스포에 들렀다. “지구 식량 공급, 생명의 에너지를 주제로 145국가와 국제기구가 참가하고 있는데 나라마다 자기네 먹거리를 소개하고 음식을 제공하고 있었다. ‘교황청관도 있어 여기선 무슨 먹거리를 내놓는가요?”라는 좀 짓궂은 질문을 던졌더니 여기선 하느님이 주신 풍성한 먹거리를 서로 나눠먹는 마음을 가르치고, 사람의 몸만 아니고 영혼도 튼튼히 살리는 먹거리를 제공한답니다.”라는 뜻 깊은 답변이 나왔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엑스포 개막식(51)에 화상메시지로 "전 세계 신도와 굶주림에 허덕이는 가난한 사람들을 대신해인류에게 호소하면서, 지구상에서 날마다 10만 명이 굶어죽고 있다면서 인류의 양심을 일깨웠다. 그런 말씀은 오늘 주일미사에 참례하고 영성체하는 우리에게도 바울로 사도의 가르침을 곱씹게 만든다.


주님의 몸을 분별없이 먹고 마시는 자는 자신에 대한 심판을 먹고 마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분 가운데에 몸이 약한 사람과 병든 사람이 많고, 또 이미 죽은 이들도 적지 않은 것입니다.”(1코린 11,27-30)라는 모령성체(冒領聖體)’! 저런 성서구절을 들을 적마다 혹시 주일미사 안 빠졌나? 6, 9계명 거스른 적 없나?” 살피는 정도로 그친다면, 또 영성체를 주님과 내 영혼의 일치를 찾아 영혼의 보약(補藥)’을 먹는 것으로만 여긴다면, 이보다 저질스럽고 황당하고 속물적인 신심이 없다는 것이 교황님들 가르침이다.


사도 바울로가 질타하는 모령성체는 사회적 사랑을 소홀히 한 죄다. “주님의 만찬이라면서 저마다 먼저 자기 것으로 저녁식사를 하기 때문에 어떤 이는 배가 고프고 어떤 이는 술에 취하는”(1코린 11,20-22) 작태가 주님의 몸과 피를 범하는 죄. 예컨데 38선 넘어서는 사람들이 배고파 죽고 이남에서는 3, 4조원의 음식을 쓰레기로 버리는 형국이다. 북한의 기아사태를 알면서도, 대북식량원조를 거듭 촉구한 교황님들의 말씀도 모르쇠 하는 교회의 태도다.


성체성사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이루는 일치는 우리의 사회적 관계도 새롭게 합니다. 이 성사의 신비는 사회적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사랑의 성사 89)면서 성인이 된신 요한바오로 2세는 성찬의 성사를 사회교리의 학교라고 불렀다. “주님의 몸과 피의 성사를 거행할 때에는 이러한 성사적 표지가 존중되어야하므로 주변과 세계의 불의와 빈곤과 기아에 눈감는 성찬례는 모령성체라는 중죄가 됨을 거듭거듭 경고하셨다(인간의 구원자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