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성사에 녹아있는 사회복음]

                                                                                               (가톨릭마산 2015.7.26)


신앙인은 언제나 어른이 되나? (견진 )


다 큰 어른으로 세례를 받아도 성당에서는 얼라취급을 받다가 견진성사를 받아야 어른으로 대접받는다. 또 교회를 양우리라면서 신부님은 세속이라는 늑대한테서 교우들을 지키는 목자노릇, 신자들은 울 속에 엎드려 바들바들하는 어린양노릇. 그러다 보면 평신도가 교회 안에서 의견을 말하고 활동할 여지도 없고... 따라서 복음에 따라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진정한 노력에 이르지 못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복음의 기쁨 102).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기대하시는 어른다운 가톨릭신자는 어떤 사람들일까?


첫째, 하느님의 영을 받은 사람은 너희가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다.”(마태 25,45)라는, 그리스도의 핵심교리를 알아듣는다. 수직으로 하느님을 섬겨 마음 평화 찾고 내 피붙이 영육간으로 잘되기 비는 신심생활을 교황님은 속물근성의 영성이라고 단언하셨다. ‘가난한 이들의 사회 통합’, 그리고 평화와 사회적 대화라는 정치적 결단이 인류의 미래를 결정할 중대한 두 문제’(복음의 기쁨 185 참조)라는 그분 말씀을 못 알아들으면 우리 신앙은 유치한 미신에 가깝다.


둘째, 교회는 본당이라는 텃밭에서 평신도사도직을 가르쳐 어른으로 만든 신자들을 가정과 사회, 정치와 경제라는 논밭으로 내보낸다. 성직자 수도자야 사람을 하나씩 낚는어부겠지만 평신도들은 아예 사회 전체를 정의롭고 평화롭고 번영하는 세상으로 가꾸는, ‘가두리 양식을 업으로 삼아야 한다. 교회는 벌써 세계주교대의원회의(1971)에서 정의구현이 곧 복음선포다!”라는 사회교리를 확립하였다. 바로 이것이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새로운 복음화.


셋째, 어렸을 적엔 얘기 안 해주던 집안사정도 어른 되면 들어 알듯이, 견진자는 가톨릭교회의 역사적 공과(功過)도 배운다. 서기 2000년 사순 첫날, 교황님이 십자군’, ‘유대인 박해와 학살’, ‘이단 심문과 마녀재판’, ‘동방교회와, 개신교와의 분열과 종교전쟁’, ‘아프리카의 흑인 사냥과 아메리카의 원주민 학살을 두고 하느님과 인류 앞에 무릎 꿇은 일도 기억한다.


인류에게 평화의 도구여야 할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가 학살과 전쟁의 증오를 퍼뜨린다면 인류는 어디서 구원과 희망을 볼 것인가?” 탄식하시는 교황님의 고뇌를 함께 나눈다. 성숙한 신앙인은 지구상에서 날마다 10만 명이 굶어죽는 참상, 현재 전 세계의 난민 4000만 명, 21세기에만도 100만 과부와 300만 고아를 만든 아랍 땅 전쟁이 그리스도교 국가들과 국민들이 저지른 범죄임을 알고 가슴을 친다. 하물며 꼬이기만 하는 국내정치와 경제불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