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엄마들과 함께 드리는 로사리오

[가톨릭마산 2015.4.5]


세월호가 없는 교회에는 부활이 없구나 (영광의 신비 1)

 

어머님, 주님이 없어졌어요!” 막달레나가 비명을 지르며 들이닥쳤다. 밤새 정성을 들이던 향액을 들고 먼동이 트자 요안나랑 살로메랑 무덤으로 염하러 간 막달레나가 숨넘어가는 소리로 돌아왔다. “누가 주님을 꺼내갔어요!” 건너편 남정네들 방에서 요한과 베드로가 후다닥 달려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사방이 조용했다. 나는 무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직감했다. 우리 아들이 다시 살아난 것이다! 아들이 찾아올 테니 내가 뜀박질할 일은 없었지.


대제관도 바리사이파도 빌라도의 염탐군도 부활한 예수를 못 보았다. 십자가에 매달아 죽여 버린 우리 아들이 살아서 돌아다니는 모습은 신앙의 눈 아니면 못 본다. 그때나 지금이나 송장의 눈을 한 자들은 여전히 하느님의 사람들을 십자가에 매달고 죽여 매장하고, 그것도 성에 안차 무덤에 보초를 세우고 같은 패가 시체를 훔쳐갔다는 헛소문을 퍼뜨리고 있구나.


너희 어미들 모두에게 4 16일이 다가온다. 의정부에서는 교구장이 앞장서서 교우들을 이끌고 팽목항으로 순례 갔구나. 광주교구는 아예 거기다 성당을 차렸구나. 즐거워야 할 엠마오 소풍을 가슴 무거운 팽목항 순례로 대신하는 교우들과 성직자 수도자들이 참 많았다. 세월호의 진실을 밝혀내서 저 어미들의 가슴에 묻힌 아들딸을 흙무덤으로 이장시키고, 내 아들과 함께 죽고 함께 부활한 그 신비, 예수의 어미로서 내가 오늘 새벽에 깨달은 그 신비를 그 어미들의 가슴에도 안겨주려는 것이겠지


어미들아, 예수가 부활했든 안 했든 상관없다면, 죽은 자들만 불쌍하다면, 너희 믿음은 정말 헛것이다. 예수는 부활에서 인류를 가장 사랑했단다.


교황이 로마에 온 너희 주교들을 만나자자마 물었다지? “세월호는 어찌 되었소?” 너희 교황이 보기에는, 월호를 잊고 덮는데 급급한 신자들, 세월호를 언급도 안 하는 본당, 세월호 사건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는 교구에는 부활절도 없고, 그런 교회에는 강생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고 부활한 그리스도의 인호가 새겨져 있지 않다.”(복음의 기쁨 95)


권력자가 이 땅의 좋은 것을 쓸어다 너희에게 안기고 너희만은 걱정 없이 돈을 벌게 해주는 맛에 길들다 보면 다른 이들의 고통스러운 절규 앞에서 함께 아파할 줄 모르고, 다른 이들의 고통 앞에서도 눈물을 흘리지 않으며, 그들을 도울 필요마저 느끼지 못하고, 기회의 박탈로 좌절된 모든 이의 삶은 단순한 구경거리로 여겨지는”(복음의 기쁨 54) 법이다. 너희 교황은 이것을 돈을 섬기는 우상숭배라 불렀고 우상숭배자는 예수의 부활을 털끝만큼도 안 믿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