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12일 토요일 간밤에 비 조금 내리고 하루 종일 맑음

 

어제 산행길에 쏘인 말벌의 독으로 왼 다리 무릎까지 부어 올라왔다. 용식씨는 어제 내 다리를 보고서  그 골짜기 이름이 "백무동"인 이유가 하얀 무우 같이 굵은 내 다리에서 유래했을 것이라고 농담했는데 오늘 그가 내 다리를 본다면 그 골짜기를 "홍당무동"이라고 부를지 모르겠다.

 

퉁퉁 부은 내 다리를 보고서 온갖 처방이 다 나왔다. 해독제 맞아라, 레몬이나 식초로 문질러라, 죽염을 발라라, 사열을 하고 부황을 떠라, 머우대를 찧어서붙여라...  누구처럼 된장 바르고 돼지비게까지 붙이면 더 볼만하겠다. 하여튼 오늘은 사혈하고서 부황을 뜨고 낫기만 기다리고 있다.

 

오후에는 함양농업대학교 동창농부 연식씨가 체칠리아씨의 부탁으로 부인과 함께 고추 스무근을 싣고 왔다. 자기 농장에서는 3000근은 딴다고 하였다. 작년에 고추 품평회에서 전국 3위,  동상을 받았단다.

 

자기네는 건조기를 아예 쓰지 않으며, 비닐 하우스에서 며칠 수분을 뽑고나서 밖에서 말린단다.

농약은 자기 식구 먹을것처럼 최소한으로 친단다. 추가로 우리와 진이네도 각각 스무근씩 주문했다. 평소에 과묵하고 진실한 사람으로 보여 사귀었다. 논농사도 50마지기, 수박 배추도 심고... 그야말로 대농이다. 참 좋은 동문을 둔 것 같아 으쓱해진다.

 

그와 부인의 설명에 의하면

-. 고추는 첫물보다 세번째나 네번째 물이 더 좋다.

-. 건조기로 잠시 말리고 태양에 내놓으면 오히려 색깔이 더 좋다. 그렇지만 김치를 담그면 차이가 난다. 순태양초는 갈수록 때깔이 나고, 건조기에 일단 들어간 것은 갈수록 색깔이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