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8일 토요일,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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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 버스를 타고 제20한국이주여성인권센티정기총회 참석차 상경을 했다. 이제는주변에서 이주민을 보는 것은 일상이어서 그들이 특별히 이주민이다또는 아니다하는 생각마저 않게 되었다, 그래도 실생활에서 그들에게 미치는 차별은 종사하는 일의 종류나 급료에서, 또 고용주의 태도에서, 그밖에 여러 가지에서 아직도 많다. 그 간극을 좁혀보고자 시작한 일이 벌써 20년이라니! 성인 나이 다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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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동대문구 창신동 언덕바지에서 시작하여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설립자 한국염 목사의 수고가 크다. 나와 이숭리선생은 아우구스티누스의 친구 알리피우스가 그대가 가는 길을 따라가노라면 언젠가 진리를 만나리라는 확신에서 성아우구스티누스를 따라다닌 것처럼, 무작정 한목사의 선한 발자국에 우리의 발길을 포갰을 따름이다. 그런데 오늘 이숭리선생이 오랜 이사직에서 떠난다니 많이들 섭섭해 하고, ‘나도 이젠 떠나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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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 그미보다 나이가 어리다 해서 한 텀만 더 하기로 약조했지만, 동지가 떠난 자리에 홀로 남겨지는 일은 서글프다. 하기야 아직도 한목사가 그곳에 있어 나를 머물게 하지만, 우리가 물러서도 그 떠난 자리를 젊은이들이 힘찬 발걸음으로 채울테니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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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총회장에도 지방에서 올라온 각지역의 활동가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지난 일 년 간 열심히 일한 모습을 발표할 때는 본부 임원으로서 참 대견하고 고맙다. 다들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는데, 지역 한 곳이 사고지구로 매스컴에 오르내려 그들의 의지를 꺾는 게 안타깝다. 하기야 20년이 되도록 아무 문제가 없었음이 어쩌면 더 이상한 일이기도 하니 이번 기회에 많은 걸 배우게 된다. 비온 후 굳은 땅에서 앞으로 어떻게 할지 큰 공부가 되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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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속담에 교황이 죽어도 새 교황이 나오더라.’, 허오영숙 상임대표가 연임하고 지부 대표로 경남지부의 이온유 대표가 새 공동대표가 되었으니 잘들 해나가리라 믿는다. 그동안 법률지원을 해주었던 소라미변호사는 새 감사가 됐다.


총회 행사에는 우리 센터의 이사였던 선량한 차별주의자의 저자 김지혜 교수가 특강을 해주었는데, 요행히 이번 우리 느티나무독서회에서 읽기로 정한 책이어서 더 관심 있게 강연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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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해찬 국회의원이 장애인 폄하발언을 했다고 시끄러웠다. 그걸 욕하던 한국당도 폄하 발언을 했다고 다시 지적을 받고, 그런 지적을 하는 사람들은 과연 완전한 평등주의자들일까?” 김지혜 교수 자신도 강의 중 ‘내게도 결정 장애가 있어서 즉답을 못하겠다는 말을 했다가 장애인 폄하라며 공격을 당했다는데, 평상시에 차별 없이 그냥 같이 있어만 주면 된다는데 아주 쉬운 일이 제일 어려운 일일 때가 많단다.


한신대 여동문 중 중간층인 우리들의 모임을 낀 세대 모임이라 하고 두 달에 한번씩 만나는데 지리산에 산다고 내가 올라오는 날을 잡아 오늘 낮에 만남을 가졌다. 열 명쯤 되는데 오늘은 한국염, 강성혜, 문화령, 유영님, 지미혜 그리고 나 이렇게 여섯이 모였다. 점심을 먹고 가까운 찻집에 가서 나누는 이야기는 대부분 학교 때 함께 지내던 그 시절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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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 기숙사에 살 적에 같은 동 사감’ 노릇을 하던 한목사가 어찌나 깐깐하고 무서웠는지 유영님의 남자친구가 기숙사에 들어와 차 한 잔 마시다 한목사가 문 여는 소리를 듣고서 창문을 넘어 나가 담을 뛰어 넘었다는 얘기는 오늘 또 들어도 우습다. 물론 그미가 결혼한 것은 다른 남자였고, ‘다들 그렇게 만나고 사귀다가 헤어지기도 하고 결혼하기도 하는데 왜 사감은 그렇게 못 돼게 했담?’ 돌이켜보면 다 웃어넘길 일들이고 그렇게 철저히 감시를 해도 한신은 유난히도 C.C.가 많았다. 그 이유를 굳이 든다면 하느님이 사랑이시기에’ 하느님께 많이 배워서 그리 됐으리라는 결론이 나왔다. 연애대장들에게 참 편한 핑계가 되겠다. 3시 20분차로 동서울을 떠나 지리산 휴천재에 당도하니 8시가 다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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