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326일 월요일, 맑지만 미세먼지


예전에도 이렇게 뿌연 날씨가 있었지만 미세먼지라고 안 부르고 황사(黃砂)’라고 한 것 같다. 그리고 바람이 황사를 몰고 오면 산성비가 내린다고도 했고, 황사가 산성으로 변한 땅에 흙을 날라 와 좋다던 기억도 나는 듯 아닌 듯 하다. 무식한 발언 같지만 요즘은 일기에 대해 유난히 소란스럽다는 게 내 생각이다. 심지어 오늘 jtbc 뉴스룸이 무려 20분간 미세먼지가 얼마나 나쁜 건지, 누가 책임질 일인지를 따지는데 시간을 보내다니... 


마실 물 없어지고 숨 쉴 공기 없어져도 공업사회와 자동차 편익만 쫓는 환경오염이 전 지구에 미치고, 스칸디나비아의 청정지역 호수마저 유럽 공업지대의 연기로 물고기 한 마리 볼 수 없는 죽음의 호수로 변하는 마당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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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집에도 봄이어서 집수리가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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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독서모임 아우 윤희씨가 점심을 샀다. 지난번 동생을 보낸 보스코를 위로해 준다고, 엊그제 생일을 맞았던 연수씨와 그니의 남편, 공부에 전념하는 정옥씨까지 축하의 이유가 있어 우리 희정씨랑 다 모였다. 언제나 넉넉하고 두루 살피는 윤희씨가 고맙다


정옥씨는 오늘 공자님께 제사드리는 향교 행사로 인해서 식사에는 참석 못하고 잠간 들러서 얼굴을 보여주고는 오후 근무지로 떠났다. 시아버님을 생전에 늘 차로 모시고 다니며 시아버님의 사랑을 몽땅 받을 적부터 시아버님이 관여하시던 향교제사에 여제관으로 참여하며 회장으로 봉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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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회장 자리를 물러난다는데 올해는 방통대 국문과에 입학하여 시인의 꿈에 한 발짝 한 발짝 뚜벅뚜벅 다가가고 있다. 몇 년에 걸쳐 각종 검정고시를 차례로 치뤄내고 대입에까지 합격하고 작년에는 사회복지사 자격증까지 땄다. 올해는 드디어 평생 꿈꾸어온 시인의 길에 들어선 것 같아 곁에서 보기에도 흐뭇하다.


식사 후에는 우리네 참새방앗간, ‘콩꼬물에 들러 커피와 눈꽃빙수를 먹으며 주변 얘기를 하다 '미투'로 화제가 옮겨갔. 안지사를 지지했던 친구는 이번 일의 충격으로 사흘을 앓아누웠단다. 그리고 (이런 말을 하면 2차 가해랄 지도 모르지만) 같은 여자로서 남자들은 짐작도 못하는 여성심리의 흐름을 간파하는 우리 일행은, 피해자가 인터뷰하던 날 맨 마지막에 다른 여자가 또 피해를 입어서 고발에 나섰다는 말에 깜짝 놀라던 소감을 털어놓았다.


그 여자가 내심 안지사를 사랑했을 수도 있었으리라고, 그러다 또다른 여자가 끼어 있다는 배신감이 매스컴에까지 나와서 고발을 하게 만들었을지 모른다는 짐작이다. 결혼한지 3, 40년 된 유부녀들이어서 남녀 문제는 본인들만 알고 있는 문제라는 게 중론이었다.


심지어 이윤택과 안희정은 죄질상 전혀 다르다는 데도 동감이 이루어졌다. 남자가 마치 돈죠반니처럼 행동한 것은 자기 문제지만, 이 한국사회에서 연극을 하겠다는 철없는 아가씨들과 가족이 당하는 피해에 대해서는 어찌 처신할지... 참 대책이 안 서는 게 남자들이다.


읍에서 돌아오는 길에 면사무소에 들러 폐건전지를 내놓고 오면서 아까 이선생이 하던 탄식이 생각났다. 함양에서 벌써 네 번째 군수가 구속되었고, 이번에는 직원을 승진시키는데 받은 뇌물수수로 수감되었다는 뉴스가 방영되었다는 얘기. 면직원까지도 적지 않은 월급을 받는데, 봉급에 자족 못하는 못된 습성이 (최근의 박근혜, 이명박의 경우대통령부터 시작해서 말단 공무원까지 병들어버린 공무원 세계를 어찌 손써야 할지... ‘우리 이니가 할 일이 한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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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기가 눈이 녹기 전 애들과 스키장 갔다 온 사진을 보냈다. 모터쇼에 간 사진도. 빵고하고도 전화를 했는데 당분간 살 집을 정리하느라 바쁘더라면서 엄마더러 걱정 말란다. 장가간 빵기야 더할 나위 없이 착한 며느리랑 잘사니 내가 걱정하는 게 되레 짐이 될 테지만, 작은아들은 늘 어미 마음 한 구석에 마치 태아처럼 웅크리고 있어 걔를 위한 기도가 떠나지를 않는다.


'오늘은 뭘 하고 어찌 지냈을까' 전화라도 하고 싶지만 혹여 구도자의 길을 어지럽힐까 전화질 참느라 애쓰다 오늘 하루도 참고 넘겼구나. 벌써 닷새째야하며 스스로를 격려하면서도 아들이 뭐라고... 걔도 엄마가 이러리라는 생각이나 할까?’ 하며 또 하루가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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