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619일 월요일, 맑음


아침에 일어나면 창 밑에, 등 아래, 심지어 표시등 주변까지 죽어있는 하루살이 시체를 한 웅큼씩 쓸어모아 내다버린다. 왜 벌레들은 불빛이라면 아무 이해관계 없이 죽어라 모여들어 뜻모를 웅성거림을 밤새 하다가 떨어져 죽어가는지... 생각도 없이 그렇게 무작정 그 짧은 삶을 마감하다니... 사람은 하루를 살아도 그 의미와 보람을 생각하려고 애쓰고, 비록 생각처럼 살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노력은 하는데...


요즘 보면 하루살이나 부나비처럼 허망하게 하루하루를 맞고 허튼 소리를 내뱉는 인간들도 신문에 보면 꽤나 많다. 그런 자들의 언행은 이 나라에 살기는 살면서도 우리나라 망하기만 학수고대하는 일본인 같기도 하고 미국인 같기도 하고... ‘자유당깃발 아래 뭉친 보수꼴통들의 광분을 지켜보며 하는 말이다. 여하튼 '원더우먼'으로 소문난 강장관을 대통령이 기어이 외교수장으로 임명해서 다행이다. 


'한겨레' 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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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은 오시고 날씨는 폭염이고 등으로 땀이 골골이 흘러내린다. 그래도 우리 보스코는 아침 일찍 눈뜨자마자 생활한복을 차려입고 정성으로 손님을 기다린다. 그의 한결같은 마음에 감복하여 나도 따라 정성껏 점심을 준비.... 광주 김대교님과 송신부님이 오셨다. 통일전문일꾼 서승 교수님도 서울에서 부산까지 내려와 송신부님 차로 오셨고.... 보스코와 할 말씀들이 아직 안 끝났나보다.


어제 들으니 문재인대통령이 성공적인 국정을 수행하고 끝나도록 끝까지 지지하겠다는 각오를 가진 국민들이 전체 국민의 60%에 가깝단다. 성공한 대통령으로 꼽히는 미국의 오바마가 50% 좀 넘은 지지율로 그 자리를 떠났다니 그보다 더 멋진 대통령을 우리가 만들 것 같다. 오늘 우리집에 모인 분들도 그 지지세력에 속한다


송신부님은 엊그제 청와대에 갔다 오셨다는데 유쾌한 정숙씨에게 부디 얌전히 있으라고, 남편이 돋보여야지 아내가 돋보여서는 안 된다고 타이르셨단다. 너무 동양식 말씀이긴 하지만, 노대통령에 뒤이어 문대통령 내외도 저분을 멘토로 모셨다니 운수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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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처럼 두 기사 아저씨 밥도 했는데 오늘의 화제는 좀 진지한 내용이어선지 함께 불러 밥상에 앉히지 않았다. 한분은 함양까지 가서 식사를 하고 왔고 한분은 마천까지 가서야 식당을 발견했다는 뒷얘기.


손님들이 2시 반쯤 가시고 보스코와 함께 설거지와 뒷정리를 끝내고 나니 3시 반. 그런데 한신 여동문회에서 거창에 있는 표정숙 동문집에 왔다고 빨리 오라는 콜! 먼 길에 아우들이 왔는데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외면할 수 없는 일. ‘의리의 전순란후딱 집을 나선다. 이럴 땐 이 생각 저 생각 헤아리다 보면 그냥 주저앉게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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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인께 부칠 양파와 감자를 차에 실어 유림 우체국에서 택배로 보냈다. 상자당 7,500원씩 15,000. 보내는 값이 양파 한 망 값과 거의 맞먹으려 한다. 어제 시아와 화상통화를 하면서 "할머니가 양파와 감자농사를 지었는데 제일 크고 좋은 건 누굴 줄 것 같니?"라고 물었더니 "시아요!"라는 거침없는 대답. 반쯤 맞았다며 너희들 생각나서 청담동으로 보내니 그것 먹으려면 서울 청담동으로 오라했더니 할머니가 비행기표를 보내주시면 감자먹으러 한국에 가겠어요라는 능청스런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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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가 풍성히 매달린 뽕나무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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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에게 나눠줄 버섯을 사들고 찾아간 거창군 북상면 산수리 산골짜기, 우리 문정리와 별반 다를 게 없는 산골이다. 다른 게 있다면 우리 문정리가 지리산 자락에 기대는데 산수리는 덕유산을 베고 누웠다. 표정숙 동문은 거창고등학교와 샛별중학교에서 근무하다 퇴직하여 고향 땅에 뿌리를 내린 전형적인 귀촌인사. 서울서 내려온 유근숙 목사를 비롯한 후배들은 서울을 탈출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단다


가까운 펜션에서 한방 토종닭백숙을 먹고, 한신 남자 후배인 이한철과 박종관을 만나 통성명을 하고, 우리 현지인끼리는 담에 다시 한 번 단합대회를 하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다. 바쁘고 힘들지만 내 인생이란 그림의 중심에 늘 사람이 있어 생기 있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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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에 귀농한 남학생 후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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