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721일 화요일, 맑음


아침 7시에 미루네를 만나 프란치스코 대성당 미사에 갔다. 성무일도 아침기도를 끝낸 30여명의 콘벤투알 수도사제들이 제의실로 들어가 제의로 갈아입고 미사를 공동 집전하였다. 아씨시의 성프란치스코도 사제로서 체험했을 그 큰 은총의 시간에 마음을 열고 주님과 함께한다는 것은 커다란 감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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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돌아와 아침을 먹고 9시에 성당으로 내려가니 콘벤투알 수도원 김안드레아 신부님이 나오셔서 우리 일행에게 수도원과 성당의 곳곳을 안내하고 설명해 주셨다. 프란치스코 성인의 유해가 중앙제대 밑에서 발굴을 통해 600년 만에 확인되고 프란치스코회 세 분 총장(작은형제, 콘벤투알, 카푸친)의 입회하에 유골이 확인된 역사적 사건, 그 작업을 통해서 지금의 지하성당을 파서 만든 경위를 들려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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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네가 시작하려는 힐링 센터의 영감을 얻으려는 참이어서 김신부님의 안내로 프라 야코파’(Fra Iacopa)의 무덤자리, 지금의 유골함, 그분의 이름(Nobildonna IACOPA da SETTESOLI)을 알아낸 것은 미루네에게 커다란 수확이었다.


20대의 청상과부로 프란치스코 성인을 헌신적으로 후원하였고, 성인이 오상을 받아 병상에 있을 적에 그분에게 짜서 보낸 속옷이 아직도 박물관에 보존되어 있었다. 성인이 죽기 전 서간을 프라 야코파에게 보내서 당신 시신을 염할 염포, 얼굴수건을 부탁하면서, 생전에 당신이 좋아하던 과자를 구워다 달라고 부탁하기도 하고, 로마에서 달려와 성인의 임종도 지킨 것으로 보아 성인이 이 부인에게 얼마나 인간적인 정을 주고 있었는지, 여자에게 남자 수사에게 붙이는 호칭 프라를 그네에게 붙여준 것만으로도, 잘 드러난다. ‘프라 야코파유골함을 지하성당 맨 뒤편 그러니까 성인의 석관을 멀리서나마 정면으로 바라보는 위치에 봉안한 것도 프란치스칸들이 이 여인과 사부의 인간 정리를 염두에 둔 배려로 보인다. 미루가 언젠가 프란치스칸들에게 프라 미루(Fra Miru)’라고 불릴 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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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층 성당에 그려진 지오토의 천정화, 가난, 정결, 순명에 대한 김신부님의 해설도 감격적이었다. 정결이 세례의 은총상태를 유지하는 일이라는, 예수님의 주례로 가난부인과 맺어진 프란치스코의 결혼이 나눔을 위한 것이었다는, 순명은 주님의 멍에를 메고서 주님 손에 고삐를 맡겨드리는 마음이라고 설명해 주셨다.


열댓 번 가까이 아씨시를 찾아온 길이지만 영적 묵상을 곁들여 치마부에, 지오토, 로렌제티 그림을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잔잔한 물결처럼 조용한 말씨와 미소로, 고해사제로 분주할 시간을 쪼개서, 무려 한 시간 반을 할애해 주신 신부님이 정말 고마웠다. 신부님도 보스코에게 아우구스티누스 번역이라는 노작을 계속해 달라는 당부를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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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의 남은 시간 보스코는 숙소에서 할 일을 하고 나와 미루네는 다미아노 수도원과 성당, 성인이 살다 돌아가신 포르지웅쿨라를 방문하였다. 움브리아 어디나 프란치스코 성인의 발자취가 새겨져 있지만 그분이 임종하신 자리나 장미정원은 많은 것을 생각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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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칠리아씨가 전번에 와서 올리브밭을 돌고돌다 찾아냈다는 노천식당 라스탈라’(La Stalla: '마굿간‘)라는 곳을 물어물어 찾아가서 점심을 먹었다. 푸짐하고 든든하게 먹었다. 북문밖으로 나가 수바시오산으로 15분쯤 걸어가야 하는 곳이기는 하지만 특히 양고기 구이를 좋아하는 지인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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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후 이 총원에서 일하거나 종신서원을 준비하거나 로마에서 유학하는 우리나라 수녀님이 여남은 명이어서 대성당 앞 공터에 함께 모여 아이스크림을 들면서 담소하는 즐거운 시간을 갖기도 했다. 내일 아침이면 짐을 꾸려 우리는 떠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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